코드를 AI가 100% 쓰는 시대
2025년 12월, 클로드 코드를 만든 보리스 체르니가 말했다.
"그 달 내가 커밋한 코드의 100%는 AI가 썼다. 아이디를 한 번도 안 열었다."
앤스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가 "몇 달 안에 AI가 코드의 90%를 쓸 것"이라고 예측한 게 같은 해 3월. 그런데 예측을 뛰어넘어 100%가 됐다.
그럼 질문이 하나 생긴다. 코드를 AI가 다 쓰면, 엔지니어는 뭘로 평가받는가?
실리콘밸리에서 나오는 답은 하나다. 테이스트(Taste). 우리 말로 하면 안목.
테이스트 = 내 안의 평가 함수
"안목을 길러라"라고 하면 더 답답하다. 그래서 어떻게 기르는 건데?
그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는 글을 하나 읽었다. 핵심 정의는 이 한 문장이다.
테이스트는 당신 안에 있는 평가 함수의 품질이다.
두 구현을 놓고 어느 쪽이 나은지 바로 느끼는 것, 다음에 뭘 만들어야 할지 아는 것, 2년 뒤에 뭐가 중요해질지 보는 것 — 전부 같은 메커니즘이다. 현재 상태를 내 안의 기준과 비교해서 판단을 내리는 것.
AI가 코드를 생성하는 세상에서 인간의 역할은 평가다. 뭘 만들지 정하고, 결과물이 충분한지 판단하고, 아키텍처를 바꿔야 할 때를 감지하는 것.
보리스 체르니의 프로토타입 20개
그가 클로드 코드의 투리스트 기능을 만들 때, 이틀 동안 프로토타입을 20개 만들었다. 처음 나온 괜찮은 버전을 그냥 출시하면 보통이다. 근데 뭔가 안 맞는 느낌이 들 때마다 계속 다시 만들었다.
명세서에 없는 그 느낌. 그게 평가 함수다.
안목이 가치를 만드는 5군데
코드 짜는 속도는 어디에도 없다. 전부 판단이다.
| 영역 | 질문 | 핵심 |
|---|---|---|
| 1. 문제 선택 | 무엇을 풀까? | "이걸 풀면 다른 문제 5개가 사라지지?" |
| 2. 아키텍처 | 어떻게 조립할까? | 오늘의 결정이 2년 뒤에도 작동하는가 |
| 3. 품질 판단 | 출시해도 될까? | AI가 모르는 "우리 상황"의 기준 |
| 4. 사용자 공감 | 진짜 뭐가 필요할까? | 아무도 요청 안 한 로딩 메시지를 넣는 것 |
| 5. 소통/스토리텔링 | 어떻게 전달할까? | "혼자서 팀 전체 아웃풋을 내는 남자"라는 네러티브 |
뼈 때리는 사실: 대부분의 엔지니어는 이 5개 중 1~2개에서만 경쟁하고 있다. 나머지는 비어 있다.
연봉이 갈리는 지점
AI 이전: 회사 → 연차 → 기술 스택으로 연봉이 설명됐다. AI 이후: 이 세 개가 전부 흔들리고 있다.
같은 팀 안에서 잘하는 엔지니어와 평범한 엔지니어의 격차가 예전 3배 → 지금 10배다. "리액트 할 줄 알아요"는 가치가 없어졌다. "부하가 걸려도 버티는 시스템을 설계할 줄 알아요"는 비싸졌다.
노력은 선형으로 더해지는데, 테이스트는 복리로 불어난다.
90일 훈련 계획
테이스트는 타고나는 게 아니다. 데이터로 훈련되는 것이다.
1개월차: 노출 (기준 만들기)
- 첫 2주: 감탄했던 개발 도구 10개 뜯어보기 (하나당 15분)
- 처음 60초 뭘 느꼈는지, 뭐가 좋았는지, 헷갈린 건 뭔지, 어떤 결정을 훔치고 싶은지
- 다음 2주: 논문/기술 문서 10개 읽기 (방법론 중심)
- "이 접근에서 우아한 게 뭔지", "내 분야에 가져오면 어떻게 되는지" 적기
2개월차: 판별 (주관 훈련)
- 주간 훈련: 같은 종류 결과물 2개 나란히 비교 → 500단 에세이
- 규칙: "이게 더 좋아" 금지 → "이게 더 나은 이유는~" 으로 구체적 메커니즘 짚기
- 일일 훈련: 남의 코드/도구에서 결정 하나 골라 "왜 뻔한 대신 이걸 택했을까" 한 문장 적기
- 30일 뒤 30개 관찰 → 거기 흐르는 패턴이 내 테이스트
3개월차: 만들기 (생성에 적용)
- 기존 시스템을 배운 것으로 재설계
- 처음부터 시스템 설계 — "관례가 아니라 원리에서" 설명하기
- 마지막 주: 자기 테이스트를 문서로 만들기 (OpenAI 코덱스 팀의 AGENTS.md처럼)
개인기에서 조직의 영향으로 바뀌는 순간 = 테이스트를 시스템에 새겨넣는 것
장인의 솜씨는 타이핑에 있던 게 아니었다
장인의 솜씨는 타이핑에 있던 게 아니라 생각에 있었다. AI는 타이핑을 가져가면서 그걸 보이게 만들었을 뿐이다.
코드를 손으로 쓰는 기술은 덜 중요해지고 있다. 하지만 어떤 코드가 존재해야 하는지, 어떻게 구조화돼야 하는지, 이게 충분히 좋은지 아닌지 — 그게 원래부터 진짜 기술이었다.
테이스트 없음과 테이스트 조금 있음 사이의 격차는 닫을 수 있다. 그 도약이 90일이다.
90일, 시작해보자. 🏄